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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제품

지하철역 칼국수 이어폰 (Flat Cable Ear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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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이어폰

칼국수 이어폰칼국수 이어폰 6,000원
지하철역 칼국수 이어폰 가격 6,000원

지하철역 한편에 자리한 작은 가판대에서 '칼국수 이어폰'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가격은 6,000원. 순간 '아, 그거!' 하며 대략적인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혹시나 싶어 가게 사장님께 "이거 왜 칼국수 이어폰이에요?" 여쭤보니, 역시나 "줄이 칼국수처럼 납작해서 그래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가판대에 놓인 이어폰을 살펴보니 과연 그 케이블은 칼국수 면발처럼 넓고 평평한 모양이었다. 문득 그 이름의 유래 너머, 이 녀석이 가진 진짜 매력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에어팟 같은 무선 이어폰이 길거리를 점령한 요즘, 단돈 6,000원에 '칼국수'라는 투박하지만 정겨운 별명을 가진 유선 이어폰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집으로 돌아와 그 정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마음먹었다.

 

플랫 케이블(Flat Cable) 이어폰

플랫 케이블(Flat Cable) 이어폰
칼국수 면발처럼 넙쩍한 줄

'칼국수 이어폰'의 본명은 바로 '플랫 케이블(Flat Cable) 이어폰'이다. 이름 그대로 케이블의 모양이 납작한 면발, 칼국수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어폰 줄이 주머니 속에서 한바탕 춤을 춘 듯 엉켜버린 경험은 누구에게나 익숙할 것이다. 이 풀리지 않는 매듭 앞에서 작은 한숨을 내쉬던 시절, 바로 이 칼국수 이어폰이 꽤나 주목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형태의 케이블은 기존의 둥근 케이블에 비해 몇 가지 특징적인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장점>

  1. 1줄 꼬임 방지: 칼국수 이어폰의 가장 큰 장점은 케이블이 잘 꼬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납작한 면이 서로 마찰을 줄여주어 주머니나 가방 속에서 엉키는 현상을 현저히 줄여준다. 
  2. 단선 위험 감소: 줄이 덜 꼬이기 때문에 케이블이 꺾이거나 당겨져서 발생하는 단선의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3. 디자인적 요소: 독특한 케이블 형태로 인해 디자인적인 차별성을 주기도 한다.

<단점>

  1. 터치 노이즈 (미세잡음): 케이블이 옷 등에 스칠 때 발생하는 마찰음, 즉 '터치 노이즈'가 둥근 케이블에 비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납작한 케이블의 면적이 더 넓어 마찰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2. 완벽한 꼬임 방지는 아님: 모든 칼국수 이어폰이 완벽하게 꼬임을 방지하는 것은 아니며, 소재나 두께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3. 유행 변화: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에는 무선 이어폰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유선 이어폰 자체의 사용 빈도가 줄어드는 추세다.

 

오래된 혁신

에어팟과 같은 무선 이어폰이 대세가 된 지금, 유선 이어폰의 존재감은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그 시절, 꼬임과의 사투를 덜어주었던 칼국수 이어폰의 등장은 분명 반가운 혁신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유선 이어폰이 플랫 케이블을 채택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실용성과 매력은 여전히 유효한 듯하다.

 

어쨌든 오래된 유물 같은 아이템이다. 칼국수 이어폰이 엉킴이라는 물리적인 불편함을 해결하려 했던 소박한 혁신이었다면, 에어팟으로 대표되는 무선 이어폰은 선 자체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사용성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처럼 기술은 늘 사용자의 작은 바람과 불편함에 귀 기울이며 다음 단계의 혁신을 잉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 지하철역 가판대에서 우연히 마주친 6,000원짜리 칼국수 이어폰은 그런 기술 발전의 한 페이지를 상기시켜주는, 작지만 의미 있는 발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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